구조화에 대한 리뷰

맥킨지, 베인, BCG 등의 경영 컨설팅에 대해서 처음 알게된 것은 학부 4학년 때인 것 같다. 누군가 페이스북에 맥킨지 코리아에서 주최한 학부생 대상 워크샵을 홍보하고, 내가 참가자 중 한 명으로 뽑혀서 컨설팅의 세계를 짧게나마 경험하게 된 것이다(나중에 들어보니 내부 사정 때문에 만든 행사이고 지금은 없어졌다). 내가 느낀 컨설팅은 비즈니스계의 ‘학자’와 같은 느낌으로, 관찰자 포지션에서 여러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문제를 쪼개고, 가설을 세우고, 데이터들을 모아서 가설을 뒷받침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나에게 친숙했던 학계의 연구방식과 너무 비슷해서다.

일반적으로 학계에서 학문이란, 해당 분야에서 의미있는 패턴(=가설)을 찾아내어서 패턴이 실제함을 증명하고 이론화시키는 거리고 생각한다. 컨설팅도 이와 비슷하게 데이터를 통해 추론/예측가능한 큰 흐름이 있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개별 데이터 포인트의 개별성이 강조되는 실제 사업의 세계와 달리 ‘일반성’을 본다는 점에서 친근함을 느꼈다. (가설을 세운다는 것은 연역적 사고이므로 머신러닝과는 반대인데,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데이터는 사실상 무한함으로 귀납적인 사고는 어려울것임)

그때 나는 자연과학/공학적이 아닌 사업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지적으로 충분히 챌린징하면서도, 덜 엄격하고(rigorous?)하고, 세상에 대한 영향력은 훨씬 직접적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다만 컨설팅에 가면 전문성이 없어질거라는 오만한 생각과 내가 뽑히기 어려운 배경을 갖고 있다는 부정적인 자기 객관화 때문에 진입을 시도하지 않았다…가 요즘에는 컨설팅에서 일하는 것이 어찌됐든 좋은 경험 및 경력이라는 것을 깨닫고 RA에 도전해보고 있지만 역시나 쉽지 않다.

실제 컨설턴트나 RA로 일하지 않아도 컨설팅에서 일하는 방식을 배워두는 것은 전략적인 사고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학교 동문과 구글링이라는 세상에 둘도 없는 소스들을 빌려 컨설팅 케이스 인터뷰와 리서치 및 엑셀 실무를 셀프 학습해보았다. 이 글에서 내가 연습하는 것들을 정리해두려고 한다.

단순화해서 보는 컨설턴트가 일하는 방식

우선,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작은 단위로 나눈다. 문제점에 대한 가설을 도출한다 -> 어떤 데이터를 모아야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지 설계한다 -> data를 모아서 가설을 검증한다 -> 초기 가설이 맞는지 확인하고 그 후의 행동에 대해서 결정한다.

컨설턴트들이 가장 강점을 보이는 부분은 데이터와 관련된 부분이 아니라 처음에 구조적으로(논리적으로) 문제를 분석하는데 있다. 데이터를 모으는 거야 그게 강점인 3rd party 리서치 회사도 많고 사실 반쯤 노가다로 인식된다는…(최소한 이론적으로는) 컨설턴트들은 훈련되지 않은 보통 사람들이 흔히 하듯이 쉽게 해볼 수 있는 행동에 바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한발짝 뒤로 물러서서 문제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논의를 하고 있는 사람들 간 사고의 흐름이 일치될 수 있도록 어떠한 ‘틀’에 근거해 생각을 정리한다.

이 틀 혹은 프레임워크란 곧 frame of reference라고나 할까, 물리학에서 물체의 위치, 형태, 상태 등을 표현해야할 때 이 속성들을 측정하는데 사용되는 좌표계와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쉽게 얘기하면 같은 위치 x 라도 frame of reference가 달라지면 위치 x를 표현하는 값이 달라질 수 있는 것처럼, 컨설턴트들의 프레임워크라는 것도 세상을 인식할 때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임의적인 기준점이다.

물리학의 비유를 사용하면 왜 프레임워크가 필요한지가 좀더 명확해지는데, 1) 과거 시점의 나와 현재 시점의 나, 그리고 나와 타인의 커뮤니케이션이 용이해진다. 2) 문제가 좀더 쉽게 풀리는 프레임워크를 사용해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한편 어떤 데이터를 분석해야하는지 설계하고 데이터를 모으는 것 즉, 프레임워크 안에 담길 컨텐츠와 관련한 부분은 컨설턴트들의 약점이고 현업들의 강점이다. 내가 좋아하는 비유인, 알고리즘과 데이터의 분리처럼.

1. 문제 구조화

문제 구조화 관련해서 내가 아는 지식은 맥킨지에서 사용한다고 해서 유명해진 방법들이다.

-문제 재정의 예) 00 제품을 시장에서 성공시키는 것이 목표라면 성공시킨다의 정의는? 어느정도의 매출? 시장점유율? Etc